사설

[사설]마이스터고 학과 재편, 취업으로 연결돼야 한다

강원도 내 직업계고가 미래 산업의 핵심으로 떠오른 반도체 등 지역 산업과 연계한 경쟁력 있는 학과로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정선정보공고는 지역 관광사업과 연계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현재의 금융정보과를 커피베이커리과로 전환한다. 소양고는 반려동물케어과, 카페N디저트과를 새로 설치하기로 했다. 태백기계공고는 항공정비시스템과를 신설해 강원항공고(가칭)로 거듭난다. 또한 신경호 교육감이 원주 설립을 공약한 미래형 마이스터고에는 반도체 분야를 비롯해 원주지역 산업과 관련된 학과들이 개설될 가능성이 높다. 마이스터고는 산·학이 연계한 현장 중심 교육으로 실무형 기능·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산업 현장 인력 공급의 해결사나 마찬가지다. 로봇·항공, 반도체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급증한 초급 엔지니어 수요에 대응하려면 직업계고 활성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매년 대학에서 쏟아져 나오는 고학력자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고 있다. 따라서 청년고용 생태계 복원은 직업계고 활성화 대책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굳이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고교 시절부터 소질과 적성을 발견, 기술교육을 받으면 높은 취업의 벽도 거뜬히 넘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 하지만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 직업계고의 취업률이 문재인 정부 5년을 거치며 반 토막이 났다. 이래서는 산업현장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전문계고의 취지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도내 마이스터고가 이런 왜곡된 실업교육 현실을 바로잡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 도교육청은 경쟁력 있는 직업계고가 타 시·도 학생 유치 등 인구 유입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도 지자체의 관심이 요구된다.

도내 마이스터고의 앞날을 더욱 밝게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있다. 무엇보다 졸업 후 바로 취업해도 경쟁력이 있도록 현장 중심의 실무형 교육을 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형식적인 산·학 연계가 아니라 현장 전문가와 교사가 함께 산업 수요에 꼭 필요한 맞춤형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만드는 체계부터 갖춰야 한다. 실질적 협력 시스템 말이다. 핀란드 등 유럽 국가의 직업교육처럼 1년은 학교에서, 2년은 기업 현장에서 배우는 시스템 도입도 검토할 만하다. 여기에 기업과 사회가 학력이 아니라 기술과 기능을 중시하는 풍토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고졸자와 대졸자 간 임금 격차와 차별도 줄여야 한다. 그래야 마이스터고가 자리를 잡고 실업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