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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설가의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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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강기희 작가 ‘우린 더 뜨거워질 수 있었다'' 펴내

고향 정선에서 오지로 손꼽히는 덕산기 계곡에 책방을 두고 소설을 쓰고 있는 강기희 작가가 첫 시집을 내놨다.

강기희 작가 스스로 “처음이자 마지막 시집”이라 말하는 시집의 제목은 ‘우린 더 뜨거워질 수 있었다''다.

작가는 시인의 말에서 “평생 소설가로 살아왔지만 죽기 전 시집 한 권은 내고 싶었다. 서사를 다루는 소설과 달리 내면을 마주하게 되는 시 쓰기는 늘 즐거웠다. 이제라도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들 고맙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에 대한 인사를 건넨다.

시인의 마지막 인사는 몹시 애잔하다. 최근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그가 그동안 천착해 온 소설로써 부족한, 소설로써는 담아낼 수 없었던 내면의 고통과 상처를 어루만지며 내놓은 절박함이기에 그렇다.

작가의 소설 작품이 민중의 삶과 변방의 역사를 토대로 하는 것처럼, 이번 시집에서도 그 역사를 끌어안는다.

의로운 사람, 악의에 희생된 사람, 사회의 부조리에 항거하는 사람에 변함없는 애착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동시에 친일파와 악질 경찰, 위정자, 사회에 해를 끼친 이들도 소환하지만, 악의적인 마음을 담지 않았다. 731부대 왜놈과 반친일민족행위자 노덕술을 호되게 내치지 않고 술 심부름을 시키는 정도로 책 한 귀퉁이 자리를 내어준다. 관용으로 대동 세상을 만드는 시인의 마음이 엿보인다.

박제영 달아실 편집장은 “강기희 작가는 소설가였기에 스토리텔링을 담은 시를 내놓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시적 은유가 부족하거나 과하지 않다. 분명히 다른 시인과 비교되는 지점이 컸다”고 말했다. 달아실 刊. 176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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