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중언

[언중언]‘인식장애'

‘의학계의 시인'으로 불린 미국 정신의학자 올리버 색스는 “장애는 단순한 신체적 손상과 결여가 아니라 다른 지각세계, 다른 생활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가능성의 영역”이라고 했다. 비장애인이 놓친 몸과 정신의 특별한 능력을 발견하게 된다는 게 그의 이론이다.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지체장애인이었고, 베토벤이 청각장애, ‘실낙원'을 쓴 밀턴이 시각장애인이었던 점이 그래서 설득력을 얻는다. ▼현재에도 신체장애를 마음에 두지 않고 불편과 편견을 이겨내 맑은 영혼으로 멋진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비장애인에게 희망과 도전을 주는 두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신체장애인 뮤지컬 배우 등. 절망의 벽을 뚫고 한 땀 한 땀 희망을 짜낸 이들이다. ▼정말 심각한 장애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장애다. 겉보기엔 멀쩡한데 파괴된 영혼에 굳어진 마음으로 매사 부정적이고 배타적인 사람이 주변을 얼마나 불행하게 만드는지 보게 된다. 마음의 걸림돌을 치우지 않고는 인간다운 모습을 지니기가 쉽지 않다.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모든 것에 마음을 비추는 일이다. 그 마음으로 주변을 포근하고 부드럽게 돋울 수도 있다. ▼강원도 내 장애인 생활체육인들의 화합 잔치인 ‘제15회 강원도장애인생활체육대회'가 지난 22일 고성종합체육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사흘간의 열전 끝에 막을 내렸다. ‘하나 되는 강원! 화합과 평화의 길목 고성에서'라는 슬로건으로 ‘마음의 장벽'을 걷어내는 한마음 잔치가 됐다. 장애인의 성취는 그 자체로 평가받아야 한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장애'도 교정돼야 한다. 삶은 좋은 일만 겪으며 사랑하기만 해도 너무 짧다. 쉽지 않은 일을 수도 없이 겪으면서 싸우고 미워하고 담을 쌓고 살다 인생이 끝났다면 불행한 일이다. 서로 품고 보듬지 않으면 마음은 늘 빈 그릇일 수밖에 없다. 서로 따뜻한 체온으로 감싸야 한다. 그래야 마음이 풍성해진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은 바로 너와 나, 우리 모두다.

가장 많이 본 뉴스

    피플 & 피플

    이코노미 플러스